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 그리고 성찰하게 한 드라마를 꼽으라면 나는 단연 <지금 우리 학교는>이 생각난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가 2022년 공개한 한국형 좀비 드라마다. 제목 그대로 평범한 학교가 순식간에 감염의 진원지가 되며, 학생들은 외부와 단절된 교실 안에서 생존을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장소 표기가 아니라, 청소년의 삶과 사회 문제를 압축한 선언문이기도 하다.
교실은 단순히 수업이 이뤄지는 공간이 아니라, 성장과 갈등, 위계와 소통 부재가 응축된 사회의 축소판이다. 교실은 학생들에게는 현실의 공간이며, 성인에게도 과거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공간이다. 이 드라마는 교실이란 공간의 재난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살아남는지보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인간성을 드러내는지를 본질적 질문으로 던진다.
한국 드라마 산업에서 좀비 장르는 영화 <부산행> 이후 꾸준히 관심을 받았지만, TV 시리즈로 확장해 글로벌 시장을 뒤흔든 사례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 대표적이다. 2022년 1월 공개 직후 93개국에서 넷플릭스 TOP10에 올랐고, 특히 1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단순한 오락물로 끝나지 않고, 학교 폭력·계급 갈등·성장통 같은 사회적 이슈를 녹여낸 덕분에 폭발적인 반향을 얻었다.
이 글에서는 <지금 우리 학교는>의 서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첫째, "학교가 재난의 진원지가 된 이유와 상징성"을 통해 작품의 배경과 설정의 힘을 짚고,
둘째, "끝없는 생존 싸움과 인간성의 시험대"를 통해 줄거리 전개의 흐름을 정리하며,
셋째, "주요 인물의 선택과 성장"을 분석한다.
각각의 본론은 사실·근거·해석·사례·요약의 논리 순서를 따라가며,
단순한 요약이 아니라 작품이 던진 질문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것이다.
학교가 재난의 진원지가 된 이유와 상징성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교라는 특정 공간을 감염의 출발점으로 설정한다. 이는 단순한 배경 선택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학교가 가지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작품 속 첫 감염자는 교내 과학실에서 기른 실험용 동물에 의해 발생한다. 이 과학 실험은 본래 학교라는 공간의 교육적 기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통제되지 못한 욕망과 폭력의 산물로 작동한다. 제작진은 "학교는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곳이지만, 동시에 폭력과 차별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곳"이라는 현실을 반영해 학교를 무대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인기를 끈 이유와 비슷하지 않을까?
이 설정은 작품의 해석을 확장시킨다. 감염이 퍼져 나가는 방식은 곧 교내 위계와 폭력의 구조와 닮아 있다. 소수의 가해자가 다수를 위협하고, 방관과 무관심이 피해를 확산시키는 구조는 현실의 학교폭력 문제와 평행하게 맞닿는다. 교실과 복도, 체육관 등 학생들이 익숙하게 지내던 공간이 순식간에 생존 투쟁의 전장이 되는 장면은, "안전해야 할 공간이 가장 위험한 곳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사례로, 초기 감염이 일어난 과학실에서 학생들이 갇혀 있는 장면은 공간의 상징성을 극대화한다. 실험실은 지식 탐구의 장소지만 동시에 통제되지 못한 위험의 시작점이 된다. 또 다른 장면에서 교실 창문을 통해 구조를 기다리는 학생들의 모습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학교의 폐쇄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요약하자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교라는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사회적 은유로 활용한다. 교실이 곧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점을 극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좀비 재난이라는 장르적 틀 속에 사회 비판적 의미를 담아냈다.
끝없는 생존 싸움과 인간성의 시험대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줄거리는 감염의 확산과 함께 학생들의 생존 싸움으로 전개된다. 이는 단순한 재난 서사가 아니라, 인간성의 본질을 드러내는 장치다.
사실적으로 보면,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갇혀 구조를 기다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외부 도움은 오지 않고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교내 곳곳에서 감염자가 늘어나고, 학생들은 식량과 안전한 공간을 찾아 이동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버릴 것인지, 집단을 위해 개인을 희생할 것인지 같은 극단적 선택이 반복된다. 이 구조 역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기 요인과 닿아 있다.
근거는 줄거리 전개에서 확인된다. 예컨대 주인공 남온조와 이청산을 비롯한 그룹은 최대한 많은 친구들을 살리려 노력한다. 반면, 이재익이나 윤귀남 같은 인물은 오히려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킨다. 이런 대비는 인간의 본성이 위기 속에서 어떻게 갈라지는지를 보여준다.
해석하자면, <지금 우리 학교는>의 좀비는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을 위협하는 구조를 상징한다. 감염자보다 더 두려운 것은 때로는 같은 생존자 집단 내부에서 나온다. 이 서사는 재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이기심, 책임감, 연대의 양면성을 탐구한다.
사례로, 옥상 장면에서 일부 학생들이 구조 헬기를 기다리지만, 무게를 버틸 수 없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밀어내야 하는 상황은 집단의 선택과 개인의 생존이 충돌하는 극적 사례다. 또 다른 예로, 귀남이 감염자이면서도 완전히 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등장해 인간과 괴물 사이를 오가며 집단을 위협하는 서사는, 인간성의 경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요약하자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생존 싸움의 연속 속에서 인간성을 시험한다. 좀비와 맞서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선택을 하는 인간들 사이의 대립이야말로 작품의 긴장과 메시지를 형성한다.
주요 인물의 선택과 성장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은 개별 인물들의 선택을 통해 서사의 주제를 구체화한다. 주인공부터 조연까지, 모든 인물이 위기 속에서 각자의 성장을 보여준다.
사실적으로 주목할 인물은 이청산, 남온조, 윤귀남이다. 청산은 책임감 있는 리더로서 집단을 지키려 애쓰며, 온조는 아버지가 소방관이라는 배경 속에서 희생과 연대의 가치를 배운다. 반면 귀남은 폭력과 이기심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근거는 인물들의 행동에서 드러난다. 청산은 구조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친구들을 지키려 하고, 온조는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을 돕는다. 귀남은 끝없이 타인을 배신하며,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덕성마저 잃는다.
해석하자면, 이들의 대비는 "위기 속에서 인간은 선택을 통해 정의된다"는 주제를 선명히 한다. 특히 청산과 온조는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선택함으로써 ‘성장’이라는 청소년 드라마적 의미를 완성한다. 귀남은 반대로 인간이 본능적 욕망에 사로잡힐 때 얼마나 위험해지는지를 보여준다.
사례로, 청산이 마지막 순간까지 친구들을 보호하다 희생되는 장면은 리더십의 본질을 드러낸다. 온조가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도 이를 받아들이며 살아남는 장면은 성장의 통과의례를 상징한다. 귀남이 끈질기게 되살아나며 학생들을 위협하는 장면은 인간 내면의 악의가 얼마나 집요한지를 극화한다.
결국 요약하자면,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물들은 단순히 줄거리를 이끄는 기능적 존재가 아니다. 그들의 선택과 성장은 작품이 전하려는 인간성, 희생, 악의 본질이라는 주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매개체다.
지금 우리 학교는, 인간성을 시험하는 교실 드라마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재난물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성을 시험하는 드라마다. 학교라는 공간은 사회의 축소판으로 기능하며, 감염과 폭력은 곧 차별과 방관의 은유가 된다. 학생들의 생존 싸움은 단순히 살아남는 과정이 아니라, 이기심과 연대, 책임과 희생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결국 <지금 우리 학교는>은 성장 드라마와 재난 드라마가 결합한 작품이다. 청산과 온조는 선택을 통해 성장하고, 귀남은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추악함을 드러낸다. 명확한 답을 주지 않으면서도,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기며, 글로벌 시청자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금 우리 학교는 단순한 좀비 드라마가 아니라, 인간성에 대한 거울로서 오래 기억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