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형 MBTI, 글은 잘 쓰지만 ‘매력’은 부족할 수 있다?
MBTI의 NT 유형(직관형+사고형)은 흔히 분석형으로 불립니다. 여기에는 INTJ, INTP, ENTJ, ENTP가 포함되며, 공통적으로 논리적 사고, 체계적인 문제 해결 능력, 구조 중심의 접근 방식을 강점으로 지닙니다. 이들은 글을 쓸 때도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전개하며, 글의 흐름이 군더더기 없이 논리적이라는 평가를 자주 받습니다.
하지만 분석형 MBTI 유형은 글쓰기에서 일정한 한계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깔끔한 글쓰기는 자기 만족은 높지만, 너무 논리 중심적이어서 감정이 배제되거나 독자의 공감을 유도하지 못하거나 자기 강점을 너무 객관적으로만 서술해 인간적인 매력이 부족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기소개서나 에세이, 기획보고서처럼 상대에게 나를 설득해야 하는 글쓰기 상황에서는 이 약점이 단점으로 부각되기도 합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완벽한 글이어도, 읽는 사람이 ‘이 사람과 일하고 싶다’는 인상을 받지 못한다면 평가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분석형 MBTI 유형이 글을 쓸 때 흔히 빠지는 문제점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이를 문장 구성 방식으로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특히 자기소개서, 인터뷰 원고, 기획서, 보고서 등 다양한 글쓰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전 팁을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감정 없는 글, 공감을 부르지 못한다
분석형 유형의 대표적인 약점은 바로 감정이 결여된 문장입니다. INTJ나 INTP 유형은 성향상 ‘객관성’을 중시하는 만큼, 글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걸 꺼립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그 순간, 팀원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뿌듯했습니다."라고 쓸 때, 이들은 "프로젝트의 목표 대비 성과율은 30% 향상되었고, 데이터 기반 접근이 효과적이었다."라고 서술하죠. 문제는 이 문장이 사실 전달은 정확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자기소개서나 제안서처럼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글에서는 공감 유도 문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완 전략 ① 감정 연결 문장을 반드시 포함하라
논리적 서술을 유지하되, 감정 표현을 보조 문장으로 삽입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예시를 통해 비교해볼게요.
기존 문장: "분석 도구를 활용해 고객 만족도를 수치화하고, 그 결과 서비스 개선 방향을 도출했습니다."
보완 문장: "분석 도구를 활용해 고객 만족도를 수치화하고, 그 결과 서비스 개선 방향을 도출했습니다. 무엇보다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더 분명히 들을 수 있었던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처럼 ‘내가 느낀 감정’을 한 문장만 넣어줘도 글에 온도가 생깁니다. 분석형 유형도 감정이 없는 건 아니죠. 다만 표현에 인색할 뿐입니다. 공감력을 끌어내는 한두 문장으로 글의 인상을 바꿔보세요.
보완 전략 ②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적극 활용하라
분석형 유형은 ‘나는’이라는 주어를 쓰기보다는 ‘그 당시 상황은 ~였다’, ‘문제는 ~였다’처럼 객관적 시점을 선택합니다. 상황과 과정을 설명할 때 자신의 감정은 배제하는 실수를 합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나 인터뷰 원고에서는 ‘나는 어떻게 느꼈고, 무엇을 배웠는가’를 드러내는 문장이 필요합니다.
예시: "해당 경험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분석하는 능력을 키웠습니다." → "나는 그 경험을 통해 ‘문제를 푸는 방식’보다 ‘문제의 구조를 해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주어를 나로 명확하게 제시하고, 인식이나 감정, 배움을 함께 서술하면 글의 밀도가 높아집니다.
‘잘난 글’처럼 보이는 문장, 오히려 거리감을 만든다
분석형의 또 다른 약점은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고급스러운 표현을 쓴다는 것입니다. ENTJ나 INTJ 유형은 글을 쓸 때 용어를 정제하고, 구조적으로 표현하는 데 능숙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구조가 너무 딱딱하고 공식처럼 보일 때입니다. 일부러 모자라게 보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추상 명사 중심의 문장: “성과 기반 의사결정 구조 수립에 기여했습니다.”
정보 나열식 전개: “문제 정의 – 자료 수집 – 분석 – 실행 – 피드백”
이런 문장은 보고서나 연구 논문에는 어울리지만, 조사와 과정의 감정이 하나도 드러나지 않는 글쓰기는 사람을 설득하거나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글에는 약점이 됩니다.
보완 전략 ① 맥락과 사례를 통해 풀어내라
글을 쓸 때 개념 → 사례 → 감정의 구조를 적용해 보세요.
기존: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해 팀의 목표 달성에 기여했습니다."
보완: "아이디어 회의 초반, 팀원 간 이견이 많았습니다. 저는 고객 데이터를 기준으로 설득하며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논리로 소통하는 문제 해결의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맥락 + 구체 사례 + 감정 연결은 글의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이는 구조입니다.
보완 전략 ② 문장의 높낮이를 조절하라
분석형 유형은 모든 문장을 일정한 톤으로, 논리적이고 평면적으로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문장 길이를 의도적으로 다르게 구성하거나, 질문형 표현을 섞어보세요.
질문 삽입 예시: "이 경험이 제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단순한 성과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문제를 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꿔준 계기였습니다." 독자의 호흡을 배려한 문장 구성은 글을 읽는 데 피로감을 줄이고, 거리감을 좁혀줍니다.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는 문장 구성
분석형 유형의 마지막 약점은 너무 ‘기계적인’ 인상입니다. 논리적인 사람일수록 ‘실수하지 않으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형 유형의 글은 자기반성이나 실수, 실패 경험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보다 성장하는 사람에 공감합니다. 특히 요즘 채용 시장에서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 협업력, 자기 인식 능력 같은 인간적인 요소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보완 전략 ① 실패 경험을 담되, 구조화된 반성으로 표현하라
실패를 단지 ‘이런 일이 있었다’가 아니라, 그로 인해 무엇을 바꾸었는가로 연결해야 합니다.
단순한 실패 서술: "발표 순서를 놓쳐 팀의 흐름이 어긋났습니다."
구조화된 보완: "발표 전 체크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던 점이 실수였습니다. 이후로는 모든 팀 활동에 체크리스트를 적용했고, 실무에서도 반복적인 확인을 습관화하고 있습니다." 약점 → 원인 분석 → 개선 전략 → 현재의 적용, 이 흐름은 분석형 유형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기반성 서술 구조입니다.
보완 전략 ②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문장 삽입
분석형 유형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타인의 평가’나 ‘타인의 반응’을 글에 잘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 입장에서 보는 문장을 포함시키면 공감 능력과 소통 역량이 살아납니다.
예시: "처음엔 저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데 집중했지만, 동료들이 혼란을 느낀다는 피드백을 받고 이후부터는 설명과 공유 방식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이런 문장은 단단함 속의 유연성, 성장 가능성 있는 인재라는 인상을 줍니다.
논리를 감싸는 인간적 설득, 그것이 진짜 글쓰기다
분석형 MBTI 유형의 사람들은 글을 ‘논리적 흐름’으로 완성하는 데 익숙합니다. 그래서 사실 글을 못 쓰는 게 아니라, 사람을 설득하고 관계를 맺는 글을 덜 연습해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면접 답변, 제안서처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줘야 하는 글에서는 단순한 분석 이상의 요소가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세 가지 약점은 '감정 없는 글', '거리감을 주는 고급 표현', '인간적 매력 부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문장 구성 방식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습니다. ‘나’를 주어로 말하고, 감정 연결 문장을 삽입하세요. 복잡한 개념은 사례로 풀고, 질문과 리듬으로 거리감을 좁히세요. 실수와 반성, 타인의 시선을 담아 인간적 매력을 보여주세요.
분석형 유형은 이미 뛰어난 글쓰기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구성 요소, 분석은 아주 뛰어납니다. 이제 그 글에 공감, 유연함, 진정성이라는 온기를 더해보세요. 논리로 설계하고, 공감으로 완성하는 글. 그것이 바로 오늘날 필요한 ‘사람을 설득하는 문장’입니다. 분석형 MBTI도, 충분히 매력적인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단지, 그 방식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