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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실제 촬영지는 어디? 마음이 따뜻해지는 옹산의 비밀

by jadu79 2025. 7. 9.

<동백꽃 필 무렵>은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다. 이 드라마는 인물들의 감정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까지도 감동의 한 축으로 만들었다. 주인공 동백이 운영하는 까멜리아, 옹산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골목, 용식이의 순박한 순찰길까지. 모두가 너무도 현실적이고도 따뜻해서, 한 번쯤은 “저런 곳에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놀랍게도, 드라마 속 '옹산'은 한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포항, 군산, 서울까지 다양한 장소가 하나의 동네처럼 연결되며 '옹산'이라는 공간을 창조해냈다.

 

이번 글에서는 <동백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실제 촬영지와, 드라마가 담고 있는 시대별 감성, 그리고 패션과 음악, 숨은 트리비아들까지 함께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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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실제 촬영지는 어디? 마음이 따뜻해지는 옹산의 비밀

 

'옹산'은 어디에 있을까? 포항, 군산, 서울… 따뜻함을 잇다

<동백꽃 필 무렵> 속 옹산은 어느 지역도 아니면서, 동시에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익숙하지만 특별한 동네’다. 제작진은 현실에서 존재하는 여러 지역을 절묘하게 조합해 드라마 속 ‘옹산’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창조했다. 가장 핵심적인 촬영지는 바로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 근대문화거리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거주지로 조성되었던 지역으로, 좁은 골목길과 오래된 가옥이 특유의 정취를 자아낸다. 까멜리아의 외관이 실제 위치한 곳도 바로 이 거리 한켠이다. 실제로는 오래된 창고였던 공간을 제작진이 내부 리모델링 없이 외벽만 리얼하게 꾸며 사용했으며, 촬영 이후에도 포항시가 그대로 보존해 지금은 많은 팬들이 찾아가는 ‘성지’가 되었다.


구룡포 근처에 위치한 바닷가 방파제도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다. 용식이 순찰을 돌며 바다를 배경으로 동백에게 수줍게 말을 건네는 장면들이 촬영된 곳이다.

 

그곳에 직접 가보면 드라마의 따뜻한 감정선이 그대로 느껴진다. 바람이 불어오는 포항의 바닷길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라 마치 옹산 사람들의 삶의 무대처럼 다가온다. 특히 어스름이 내려앉는 해질녘, 오렌지빛 햇살이 벽면에 스며드는 골목길은 ‘동백꽃이 필 무렵’이라는 제목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옹산의 모든 장면이 포항에서 찍힌 건 아니다. 전라북도 군산도 옹산의 또 다른 축이다. 군산 영동상가와 공설시장 일대는 옹산 시장 장면의 배경이 되었는데, 특히 동백과 향미가 오가던 시장 골목, 순경들이 순찰을 돌며 주민들과 인사하던 장면은 대부분 군산에서 촬영되었다.

 

군산 특유의 넓은 골목과 간판, 붉은 벽돌 건물들이 드라마 속 배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복고풍의 정겨운 시골 마을’이라는 인상을 완성시켰다. 군산은 또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나 <말모이> 등의 배경지로도 유명한 곳이라, 그 자체로도 시간의 결이 묻어나는 공간이다.


여기에 실내 장면 일부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촬영되었고, 병원이나 경찰서 같은 실내 공간은 서울과 경기 일대 스튜디오 세트를 활용했다. 예를 들어, 동백의 아들이 진료받는 병원은 실제 병원이 아니라, 강남의 세트장이었으며, 경찰서 내 사무실도 가상으로 꾸민 공간이었다. 하지만 연출의 디테일 덕분에 이러한 조합들이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하나의 동네처럼 느껴지게 되었다.

 

시대를 초월한 정서, 패션과 음악이 전한 감동

<동백꽃 필 무렵>은 정확한 시대적 배경을 명시하지 않지만, 곳곳에서 2000년대 초중반의 감성이 묻어난다. 작가 임상춘은 이 드라마가 “과거도, 현재도 아닌 공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말처럼 드라마는 어느 시대인지 딱 집을 수 없는 배경 속에서 시대를 초월한 정서를 섬세하게 끌어낸다. 그 중심에는 인물의 패션과 공간의 디테일, 그리고 음악이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주인공 동백의 스타일링이다. 동백은 플로럴 패턴의 롱 원피스, 라탄 소재의 가방, 레트로풍 앞치마 등 수수하지만 정감 가는 옷차림을 고수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어딘가 정겨운 그녀의 패션은 단순한 복식을 넘어서, 인물의 내면을 반영한다. 엄마로서, 여자로서, 상처를 지닌 사람으로서, 동백이 가진 복합적인 감정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녀가 머리에 두른 면 소재의 머리띠, 자연스럽게 묶은 반묶음 머리 스타일은 2000년대 초반 여성들의 대표적인 일상 스타일이었고, 동시에 어딘가 보호받고 싶은 ‘순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장치이기도 했다.


반면, 황용식(강하늘 분)의 패션은 평범하다 못해 촌스럽기까지 하다. 늘 같은 계열의 체크무늬 셔츠에, 단정하게 벗겨진 운동화, 그리고 경찰 조끼. 하지만 그 단순함이 오히려 용식의 진심과 우직함을 상징한다. 강하늘은 실제로 “용식이는 멋내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더 잘 보이는 인물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사투리, 걸음걸이, 앉는 자세 하나하나가 캐릭터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또한 동백이 운영하는 ‘까멜리아’ 내부 인테리어는 레트로 감성이 가득하다. 어두운 톤의 목재 가구, 옛날 포스터, 수공예 느낌의 조명 등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을 연출한다. 까멜리아에 들어서는 순간,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10년 전, 혹은 그 이상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 공간에서 일어나는 동백과 향미, 규태 등의 에피소드들은 모두가 한 시대를 공유했던 사람들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제작진은 실제로 까멜리아를 꾸밀 때 “어디에나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공간”을 콘셉트로 잡았다고 한다.


이 모든 감성에 날개를 달아준 건 바로 OST, 즉 음악이다. <동백꽃 필 무렵>은 극 중 감정선을 따라 흐르는 음악들이 드라마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오혁의 ‘그대네요’는 용식의 순애보적인 감정을 담아냈고, 김나영의 ‘그 무렵’은 동백의 내면 독백과 같은 역할을 했다. 특히 존박의 ‘이상한 사람’은 “이상한 사람을 사랑하게 돼버렸다”는 가사로 동백과 용식, 두 사람의 어긋남과 설렘을 동시에 표현해 많은 시청자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올랐다.


음악은 단순히 분위기를 돋우는 수준을 넘어, 감정 그 자체였다. 때로는 멜로디 한 줄이 대사보다 더 큰 울림을 주었고, 장면과 함께 기억에 각인되었다. OST뿐 아니라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클래식 기타 연주, 잔잔한 피아노 선율 역시 드라마 전체 분위기를 ‘사랑스럽고 애틋한 동화’처럼 만들어줬다.

 

비하인드 스토리와 트리비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옹산

<동백꽃 필 무렵>을 만든 제작진과 배우들이 직접 밝힌 ‘촬영 비하인드’도 드라마의 감동을 더 깊게 만든다. 예를 들어, 강하늘은 용식이라는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발음 교정을 하지 않고, 실제 경상도 사투리를 연습했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조금 느리고 촌스러운 말투가 용식이의 따뜻함을 더 잘 전달해 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공효진 역시 실제 촬영 내내 ‘동백이’ 캐릭터에 몰입해 있었다.

 

특히 까멜리아의 주방 장면은 대부분 그녀가 직접 조리하거나 설거지를 하며 연출한 장면들이 많다. 드라마에서 보이듯, 동백은 말수가 적지만 감정을 요리와 행동으로 표현하는 인물인데, 공효진이 그 미묘한 감정을 디테일하게 살려낸 것이다.또 하나의 재미있는 트리비아는 드라마 속 까멜리아 바에 걸려 있는 메뉴판이다.

 

실제로 보면 메뉴 이름 하나하나가 유쾌하게 패러디되어 있다. ‘까불지 마가리타’, ‘동백이 소맥’, ‘용식이 하이볼’처럼 캐릭터와 연결된 술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이는 소품팀이 배우들과 상의해 직접 제작한 것이다. 이 외에도 드라마에 등장하는 옹산 바닷길은 CG가 아닌 실제 촬영이며, 밤바다 장면은 매번 일몰 시간을 계산해 하루에 단 한 시간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한 장면 한 장면이 정성으로 만들어졌고, 그래서인지 시청자들에게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장면이 되었다.드라마를 다시 보면 ‘그냥 지나쳤던 디테일’ 속에 숨어 있는 따뜻한 장치들이 정말 많다.


<동백꽃 필 무렵>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줄거리나 캐릭터의 매력만이 아니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공간, 시대, 감성, 디테일이 모두 살아 움직이며 한 편의 따뜻한 에세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포항의 바닷가를 걷고, 까멜리아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어느새 동백과 용식의 대사를 떠올리게 되고, 시장 골목을 지나치다 보면 향미의 반짝이는 눈동자가 생각난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옹산'이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분명 존재하는 ‘그곳’이다. 그곳엔 아직도 누군가의 사랑이 자라고, 누군가의 상처가 치유되며, 누군가는 새롭게 피어오른다. 동백꽃이 피던 그 무렵, 우리의 감정도 함께 피어났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마음속에서 향기를 풍긴다.